티스토리 뷰

목차



    @pixabay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을 확대하는 기업들에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발맞춰 기업도 하나둘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하면서,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데요. 오늘은 대표적인 주주환원정책에 대해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첫 번째 주주환원정책: 배당 확대

     

    배당이란

     

    배당이란 기업이 순이익의 일부를 주주에게 나눠주는 것을 말합니다. 배당금은 배당을 통해 지급하는 돈(금액)을 의미하죠. 배당금은 보유한 주식 수에 비례해 지급하며 배당금의 재원은 일반적으로 기업의 당기순이익입니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준다는 점에서 배당은 가장 직접적인 주주환원정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은 대부분 정기적으로 배당을 진행합니다.

     

    현금배당 vs 주식배당

     

    현금배당은 배당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대부분 기업의 배당이 현금배당으로 진행되며 주주들도 현금배당을 선호하죠. 주식배당은 배당금으로 주식을 지급합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주식배당을 진행하면 실제 현금을 지급하지 않으니 회계 장부상 현금 유출이 없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다만, 배당받는 주주 입장에서는 발행 주식 수가 늘어나며 주식 가치가 다소 희석될 수 있고, 만약 주가가 내리면 지급받은 배당의 가치도 내려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배당주에 투자하기

     

    다른 기업보다 배당금을 많이 지급하는 기업의 주식을 보통 배당주라고 부릅니다. 흔히 배당주에 투자하고 따박따박 나오는 배당금을 제2의 월급으로 삼으라는 말도 하죠. 배당주에 잘 투자하면 고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지만, 그만큼 세금 부담이 늘어나기도 하는데요. 우리나라 기업으로부터 배당금을 지급받으면 14%의 배당소득세와 지방소득세 1.4%를 납부해야 합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만들면 이런 세금을 줄일 수 있습니다. ISA 계좌는 발생한 수익의 2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주고, 배당금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손익을 합쳐 세율을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배당금으로 300만 원의 수익을 냈지만, 주식으로 200만 원의 손실을 냈다면 총합 100만 원의 수익에 대해서만 세금을 계산하는 거죠. 배당금을 받았더라도 다른 분야에서 손해를 봤다면 내야 하는 세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유리합니다. 만약 수익을 많이 냈다고 하더라도 9.9%의 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에 세금 부담이 적습니다.

     

     

     

     

    미국 주식의 배당금은?

    미국 증시는 배당 규모가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큰 편입니다. 따라서 많은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중 우량 배당주를 선별해 둔 ETF에 투자하기도 하는데요. 특히 분기마다 배당하는 기업이 많은 미국 주식의 특징을 이용해 매달 배당금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월배당 ETF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배당성향의 차이

     

    기업의 당기순이익 중 배당금으로 지급되는 비율을 배당성향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기업의 배당성향은 다른 국가 기업에 비해 낮은 수준입니다. 지난 2022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배당 성향은 19.14%로 미국(37.27%)이나 대만(54.8%), 영국(48.23%)에 비해 현저히 낮았습니다. 또한 분기 배당이 일반적인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 기업은 연 1회 배당을 진행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도 차이점이죠. 이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순이익을 재투자해 기업 성장에 집중하거나 현금을 쌓아둬 추후 리스크에 대비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대주주 중심 기업구조로 인해 일반 주주 권리 보장에 소홀하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달라지는 우리나라 배당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12월의 마지막 거래일이 배당권을 부여받을 수 있는 기준일이었습니다. 그전까지 배당을 지급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3월쯤 주주총회에서 발표되는 배당금을 받을 수 있었죠. 그러나 이 경우 주식을 매수할 때 배당금이 정확히 얼마가 될지 모른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배당기준일을 정할 수 있게 됩니다. 이에 따라 상당수 기업이 배당기준일을 배당규모가 확정되는 주주총회 이후로 미뤘는데요. 미리 발표한 배당금 규모를 알고, 이후 해당 기업의 주식을 매수해 배당금을 노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두 번째 주주환원정책: 자사주 취득

     

    자사주 취득이 호재인 이유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보통 시중에 유통되는 해당 기업의 주식 수가 줄어들고 주가가 오릅니다. 또한 자사주 취득은 해당 기업의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자사주를 취득하는 기업 입장에서 현재 주가가 너무 고평가됐다고 판단하면 굳이 비싼 가격에 자사주를 취득하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정리하자면, 자사주 취득 소식은 주식 공급을 줄여 주가를 높이고, 현재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인식을 퍼트려 주가를 부양시키기에 호재로 인식됩니다.

     

    자사주 취득과 소각의 차이

     

    자사주 취득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단순 자사주 취득과 자사주 소각을 구분해야 합니다. 우선, 자사주 취득이란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만을 의미합니다. 이 경우에 매입한 자사주는 기업이 가지고 있어 당장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은 작지만, 언제든 다시 시중에 팔려고 내놓을 수 있죠. 반면 자사주 소각은 기업이 매입한 자사주를 아예 삭제하는 것입니다. 소각된 주식은 다시는 시중에 유통될 가능성이 없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사주 소각을 진정한 주주환원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ESG기준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 말까지 우리나라 상장사 중 1,418개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소각까지 진행한 기업은 88개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늘어나는 자사주 소각

     

    다만, 작년부터 우리나라 기업의 자사주 소각 흐름이 빨라졌습니다. 2023년 우리나라 기업들은 약 3조 원의 자사주를 소각한 2022년 대비 약 1.5배 더 많은 5.2조 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했습니다. 행동주의 펀드가 늘어나고 소액주주의 목소리가 커진 결과인데요. 올해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더해져 더욱 많은 자사주 소각이 이뤄질 전망입니다. 

     

     

    세 번째 주주환원정책: 무상증자

     

    무상증자란

     

    무상증자란 회계 장부상 각종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항목을 바꿔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고 자본금을 늘리는 것을 말합니다. 회계 장부에서는 잉여금도, 자본금도 전부 자본에 속하기 때문에 무상증자를 진행하더라도 전체 자본 규모는 변하지 않습니다. 무상증자를 통해 만들어지는 새로운 주식은 기존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주주들에게 주식 보유량에 비례해서 분배됩니다. 

     

    무상증자가 주주환원책인 이유

     

    무상증자가 주주환원책 중 하나로 여겨지는 이유는 무상증자 후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먼저, 무상증자가 진행되면 주식 1주당 가격은 하락하는 대신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의 수는 늘어납니다. 단가가 낮아지니 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고, 유통 주식 수가 늘어 거래량이 늘어나기도 쉽습니다. 또한 무상증자는 회사에 잉여금이 많다는 신호를 주기도 하는데요. 회사의 재무구조가 튼튼하다는 의미기에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무상증자는 기존 주주에게 공짜로 주식을 나눠주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무상증자를 주주환원책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주식배당과 무상증자의 차이

     

    먼저, 주식배당은 당기순이익 등 법적으로 지정된 배당가능이익을 재원으로 삼습니다. 주식배당을 받은 주주는 배당소득세라는 세금을 내야 합니다. 반면, 무상증자는 각종 잉여금을 재원으로 삼습니다. 일반적으로 당기순이익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활용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무상증자를 통한 주식 획득에 대해서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것도 차이점입니다. 

     

    무상증자, 주주환원책 아니야?

     

    보통 무상증자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긴 하지만, 그 효과가 일시적이고 100% 확실하지도 않기 때문에 주주환원책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특히 일부 기업이 단기 주가 급등을 노리고 무상증자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무상증자의 규모가 지나치게 과도하거나, 특정 기업이 지나치게 무상증자를 많이 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악재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각양각색의 주주환원정책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주주환원정책이 투자자의 관심을 받게 만드는 도화선 역할을 했습니다. 아직 세부적인 방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저PBR 종목들이 많은 주목을 받았죠. 자연스럽게,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펼치는 기업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는 트렌드가 만들어졌습니다. 

     

    마지노선 정한 현대건설

     

    건설업계는 주주친화적인 정책으로 신규 투자를 유치해야 하기에 주주환원정책에 적극적입니다. 그중에서도 현대건설은 최소배당금제도를 만들었는데요. 지금도 5년째 배당금을 꾸준히 지급했지만, 앞으로는 주당 최소 600원의 배당금은 무조건 지급하는 제도까지 신설한 것입니다. 업황과 실적에 상관없이 주주들이 안정적으로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주들의 신뢰를 얻겠다는 전략입니다.

     

    금융사도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정책

     

    금융업계도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형금융지주들은 30%대가 넘는 주주환원율을 유지하고, 앞으로 2~3년간 자사주를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작년의 부진에서 탈출하고 있는 증권사는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까지 내세우며 주가 상승세를 유지합니다.

     

    주주환원율이란?

    주주환원율이란 기업이 배당과 자사주 취득에 사용한 금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앞서 설명한 배당성향이 오직 기업의 배당에 대한 적극적인 정도를 나타냈다면, 주주환원율은 자사주 취득까지 합쳐서 기업이 얼마나 주주환원에 적극적인지를 나타내는 지표입니다. 

     

     

    자사주 취득 조금 더 꼼꼼히 보기

     

    전반적으로 자사주 취득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 흐름을 조금 더 꼼꼼히 볼 필요도 있습니다. 올해 초 10억 원 이하 규모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이 늘었는데요. 그러나 이는 주가에 영향을 끼치기 힘들 정도로 작은 규모라 제대로 된 주주환원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합니다. 작은 규모라도 자사주를 소각했다면 긍정적이지만, 자사주를 취득한 이후 묵혀두고만 있다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주주환원정책이 점점 늘어나는 것은 분명 증시에도, 주주에게도, 투자자에게도 좋은 변화입니다. 그러나 지나친 주주환원정책으로 기업의 경영권이 약해지거나 기업의 재투자가 줄어들어 성장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단순히 주주환원정책이 많은 기업을 찾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기초체력까지 고려해 효율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펼치는 기업을 찾아내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