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중국의 한국 산업 추격이 거셉니다. 과거에는 중국 기업이 대량 생산과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을 공략했다면, 지금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첨단 산업에서도 기술 혁신을 앞세워 한국 기업을 바짝 뒤쫓죠. 이제 기술 격차도 몇 년에 지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중국 기업은 중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과 강력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합니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등에 업은 CXMT와 SMIC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빠르게 따라오는데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중국의 BOE가 대형 LCD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배터리 산업에서는 CATL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며 한국 기업의 위상을 위협합니다. 오늘은 산업적으로 중국이 한국을 얼마나, 어떻게 따라잡았는지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기술 격차, 얼마나 줄었을까
중국은 첨단 산업 전반에서 빠른 성장을 이루며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적극적으로 좁힙니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와 같은 핵심 산업에서 첨단 기술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글로벌 시장 경쟁자가 됐는데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정책적 지원, 대규모 투자, 해외 기술 습득, 자국 내수 시장 활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믿었던 반도체, 너마저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에 10년 이상 앞서던 한국은 최근 중국의 거센 추격에 직면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에선 여전히 한국이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지만, 그 격차도 점점 좁혀지는데요. 현재 D램에서 약 5년, 낸드플래시에서는 약 2년 정도의 기술 격차로 평가됩니다.
중국 메모리 기업의 빠른 성장 요인으로는 정부의 대규모 지원, 해외 인력 영입, 내수 시장 활용 등이 꼽힙니다. 중국 정부는 '중국제조 2025' 정책 아래 YMTC와 CXMT 같은 메모리 기업에 막대한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제공하며 산업 성장을 촉진했는데요. 또, 해외 기업 인수합병과 전문 인력 영입을 통해 기술 격차를 줄이고, 자국 내 폭발적인 전자기기 수요를 활용해 초기 시장을 확보했습니다. 대규모 생산 설비를 기반으로 제조 원가를 대폭 낮춘 것도 한몫했습니다.
물론 중국 메모리 기업은 첨단 반도체보다 구형 반도체 생산의 대량 생산을 통한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지만, 과거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이 저가 LCD에서 시작해 최근 OLED 시장에서 한국 기업과 경쟁하는 걸 보면 이것만으로도 큰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이미 빼앗긴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 시장은 크게 LCD(액정표시장치)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으로 나뉩니다. LCD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선명도가 비교적 낮고, OLED는 가격이 비싸지만 선명도가 뛰어난 디스플레이인데요.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은 LCD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추격이 너무 심해지자, OLED 시장에 집중하는 상황입니다.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CD의 점유율이 약 65%, OLED가 약 35% 정도를 차지합니다
LCD 시장에선 중국이 이미 한국을 추월했습니다. 중국의 BOE는 대형 LCD 시장 점유율 1위로,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주요 강자로 자리 잡았는데요. OLED 시장에서는 한국이 여전히 기술력 선두지만, 중국 기업의 추격이 점점 거세집니다. 중국의 CSOT와 BOE는 OLED 기술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생산 설비를 확장하면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중국의 성공적인 전략 중 하나는 대규모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 확보입니다. 특히 중국은 한국과 일본에서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며 기술 개발 속도를 높였고, 해외 협력과 기술 습득을 통해 한국과의 기술 격차를 빠르게 줄였습니다. 현재 OLED 분야에서 한국과 중국 간의 기술 격차는 약 2~3년으로 평가되는데요. 시간이 지나면 이 격차조차 더욱 줄어들 전망입니다.
세계에서 앞서가는 전기차-배터리
중국의 배터리 산업은 한국을 넘어선 부분도 다수 존재하며, 특히 CATL과 BYD의 성공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CATL은 2023년 기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글로벌 1위를 확고히 했습니다. BYD는 전기차와 배터리의 통합 생산 체계를 구축하여 전기차 시장에서도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중국은 배터리 산업의 원료 조달부터 제조, 재활용까지 생태계 전반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합니다. 특히 리튬,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 공급망을 장악해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확보했고, 이를 통해 생산 단가를 낮추며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습니다.
또한, 중국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과 강력한 산업 육성 전략을 통해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고, 배터리 기술 발전을 가속했습니다. 이렇게 대규모 생산 능력과 정책적 지원이 결합하면서 중국은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했죠.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같은 배터리 기업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과 해외 생산 기지 확장에 주력합니다. 하지만 중국의 대규모 생산 능력, 저렴한 가격, 빠른 기술 발전 속도는 여전히 큰 도전 과제입니다.
글로벌 경쟁력 확보한 AI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중국은 빠르게 글로벌 선두 국가로 도약합니다. 방대한 인구와 디지털화된 사회 시스템은 중국이 AI 기술 개발에 필요한 빅데이터를 대규모로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요. 이를 기반으로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와 같은 중국의 대표적인 기술 기업은 딥러닝, 음성인식, 자율주행 등 다양한 AI 응용 기술에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AI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연구개발비 지원, AI 허브 조성, 스타트업 생태계 강화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올립니다. 또한, 중국은 AI 기술의 상용화에 적극 나서며 빠르게 제품을 시장에 도입하고, 이를 통해 실시간 피드백을 받아 기술을 개선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합니다. 이런 전략은 중국이 AI 기술 발전에서 글로벌 선두 주자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중국은 어떻게 한국을 따라왔을까
1990년대, 중국의 개방과 산업화
1990년대 초반, 중국은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을 통해 본격적인 산업화의 길을 걸었습니다. 저렴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제조업을 집중 육성하며, 전 세계 기업의 생산 기지로 자리 잡았는데요. 이 시기 한국 기업들은 낮은 인건비와 생산 비용을 이유로 중국에 대규모 공장을 설립하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생산에 뛰어들었습니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 사회주의를 유지하면서 시장경제 요소를 도입해 중국의 경제 성장을 촉진한 정책
OEM: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의 브랜드로 판매될 제품을 대신 설계·제조하는 생산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기술 이전이 이루어졌고, 중국은 외국 기업으로부터 축적한 기술을 활용해 자국의 산업 경쟁력을 키웠습니다. 특히, LCD와 반도체 조립·생산 분야에서 한국의 기술을 습득하며 빠르게 발전했는데요. 이 시기의 한국 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에 의존했지만, 동시에 중국의 성장 기반을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2000년대, WTO 가입과 중국의 급성장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글로벌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글로벌 시장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중국은 순식간에 수출 강국으로 떠올랐고,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는데요. 특히, 저가 제품과 대량 생산 능력을 앞세워 전자기기, 가전, 철강, 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업에서 한국을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했습니다.
한국은 이 시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을 시도했으나, 중국의 저가 공세와 빠른 기술 발전 속도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대표적으로, 가전 분야에서는 중국의 하이얼(Haier), TCL 같은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제품을 대체하기 시작했죠.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부문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경쟁자로 부상하며 한국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했습니다.
2010년대, 첨단 기술 산업으로의 전환
2010년대 들어 중국은 단순 제조업 중심의 경제 구조에서 벗어나 첨단 기술 산업으로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제조 2025' 정책을 통해 반도체, 인공지능, 배터리 등 핵심 기술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는데요.
중국제조 2025: 시진핑 주석의 핵심 경제 정책 중 하나로, 중국을 2025년까지 제조업 강국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중국의 산업구조를 첨단기술 중심으로 고도화하는 전략을 뜻합니다.
특히, 디스플레이 산업에서는 중국의 BOE가 한국 기업들의 주요 경쟁자로 떠올랐고, 배터리 산업에서는 CATL이 글로벌 1위로 도약했습니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중국의 SMIC와 YMTC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며 한국을 위협하는 존재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은 한·중 기술 격차가 상당히 좁혀진 이 시기, 중국의 대규모 정부 지원과 가격 경쟁력에 밀려 일부 산업에서 시장 점유율을 빼앗겼습니다. 대표적으로 LCD 분야에서 한국은 2010년대 후반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중국에 내주고 말았습니다.
2020년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중국의 도전
2020년대에 들어 글로벌 경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해 공급망이 재편됩니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의 제조 기지이자 기술 강국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한국과의 경쟁은 더 치열해집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한국이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나, 중국의 기술 자립화 움직임도 점점 빨라지는데요.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산업에서는 중국이 이미 세계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차지하며 한국을 압박하죠. 이제 중국은 단순한 추격자가 아니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과 맞서는 경쟁자로 변화했습니다.
트럼프 재선, 한국에 기회 될까?
2024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으로 재선되면서, 미·중 갈등은 더욱 격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트럼프 당선인이 반도체와 전기차 등 특정 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에 부정적이긴 하지만, 한국에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공급처 확보
미·중 갈등으로 인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화되면,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오히려 중국의 시장 의존도를 줄이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으로의 반도체 수출 기회를 모색함으로써 미국 중심의 새로운 질서에 적응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내 점유율 확대 기회
트럼프 정부하에서는 중국산 배터리 및 중국 기업의 투자에 대해 더 많은 규제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로 인해 CATL, BYD 등의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내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데요. 한국 배터리 기업은 미국 내 생산 기지와 글로벌 공급망 확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점유율을 높일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떨어질 수 없는 미국, 멀어질 수 없는 중국
하지만 트럼프의 재선은 한국에 새로운 외교적 도전도 안겨줄 수 있습니다. 미·중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데요. 한국으로선 양국 사이에서 미묘한 줄타기를 해야 할 수도 있죠. 한국은 안보와 무역 등 여러 분야에서 미국과 긴밀한 관계입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엔 불가피하게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큰 것을 신경써야 하는데요. 미국의 대중국 제재나 경제적 압박에 한국이 어느 정도 동참해야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은 여전히 중국의 큰 시장과 제조 능력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죠. 특히 배터리, 반도체, 자동차 등 한국의 핵심 산업 매출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나온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습니다. 미국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중국과의 관계를 등한시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것 입니다.
중국은 기술적 혁신과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바탕으로 한국의 주요 산업 분야에서 빠르게 추격해왔습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에서 중국의 성장은 한국 기업에 큰 도전 과제인데요. 트럼프 2기, 한국은 기술력과 높은 품질을 기반으로, 시장을 다각화하고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점차 낮춰가는 방향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과 미·중 갈등과 같은 외부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신중한 외교적 전략과 기민한 산업적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정보 > 경제 톡톡'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3비상계엄, 한국 대외신인도에 미치는 영향 (2) | 2024.12.16 |
---|---|
카페 프렌차이즈, 전국에 카페는 얼마나 있을까? (2) | 2024.11.28 |
1410찍은 환율, 환율 하락은 없다. (6) | 2024.11.15 |
중국, 비자 없이 열린 여행길 이유는? (6) | 2024.11.06 |
미국 대선 D-Day, 당선 확률 반반 (3) | 2024.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