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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격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여행 계획 세우는 일이 많아집니다. 이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요소 중 하나가 숙소일 텐데요. 숙소 하면 보통 호텔이 쉽게 떠오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호캉스’ 바람이 불면서 호텔 자체가 하나의 여행지로 자리 잡기도 했죠. 다양해지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호텔의 유형과 모습도 점점 더 다양해지는 지금, 과거에 비해 한층 친숙해진 호텔 산업을 알아보기 위해 오늘은 호텔로 떠납니다.


    우리나라 호텔과 해외 호텔의 차이

     

    신라호텔은 호텔과 면세점 사업을 운영하는 호텔신라의 호텔 브랜드인데요. 작년 기준, 전체 매출 대비 호텔 사업 매출(6,825억 원) 비중은 19.1%로 2년 전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영업이익(689억 원)은 면세점 사업(139억 원)을 압도했죠. 신라호텔은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신라스테이를 전국에 15곳 운영 중이기도 한데요. 국내 단일 호텔 브랜드 기준으로는 객실 수가 가장 많습니다. 신라호텔을 대표하는 공간 영빈관은 유명 연예인을 비롯한 부자들의 초호화 결혼식이 열리는 곳으로 알려져 있죠.
    또 다른 공룡인 롯데호텔 역시 면세점, 리조트 등 관광·서비스 사업을 운영하는 호텔롯데의 호텔 브랜드입니다. 총 4개의 호텔 브랜드를 운영 중인데요. 최상급 호텔인 시그니엘부터 주력 호텔인 롯데호텔, 신라스테이와 비슷한 비즈니스호텔인 롯데시티호텔, 젊은 관광객을 타깃으로 하는 라이프스타일 호텔인 L7 호텔 바이 롯데까지 다채롭습니다. 작년에 기록한 1조 2,917억 원의 매출(리조트 포함)은 역대 최대 수준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6.9%나 증가한 712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롯데호텔은 러시아, 베트남, 미국 등으로 진출하며 글로벌 체인 호텔로서의 입지를 다지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신세계그룹의 조선호텔앤리조트, SK의 워커힐, 한화의 더플라자, GS의 파르나스호텔, 파라다이스그룹(파라다이스)의 파라다이스호텔 등이 대표적인 국내 호텔로 꼽히는데요.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조선호텔은 1914년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의 럭셔리(5성급) 호텔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2021년엔 조선호텔을 넘어서 6성급 호텔을 표방하는 조선 팰리스를 개관하며 주목받았죠.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를 극복하고 호텔·리조트 사업 부문에서 역대 최대 매출(2,351억 원)을 거둔 파라다이스는 지난 2일, 서울에 1박 숙박료가 평균 100만 원이 넘는 최고급 호텔을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외국 호텔그룹 규모

     

    세계적인 호텔 그룹은 크게 메리어트, 힐튼, IHG, 아코르, 하얏트 등 5곳으로 통합니다. 전 세계 지역에 호텔 체인이 구축된 만큼 수요층이 탄탄한데요. 국내 호텔보다 훨씬 많은 수의 호텔 브랜드를 자랑합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메리어트만 해도 럭셔리 호텔의 끝판왕으로 불리는 리츠칼튼을 포함해 JW메리어트, 르메르디앙, 쉐라톤, 코트야드 등 30여 개가 넘는 호텔 브랜드가 있죠. IHG는 인터콘티넨탈, 홀리데이 인 등 20여 개의 브랜드를, 아코르는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래플스와 반얀트리, 소피텔, 노보텔, 이비스 등 40여 개의 브랜드를 운영합니다.

    5성급이냐, 4성급이냐. 호텔에 매겨진 별은 흔히 좋은 호텔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쓰입니다. 최고 등급인 5성급이 럭셔리 호텔로 불립니다.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에서만 통하는 등급으로, 국제적인 호텔 등급 표준은 따로 없습니다. 주로 럭셔리, 프리미엄, 셀렉티브 정도의 구분만 가능하죠. 우리나라에서 관광호텔로 분류된 곳들은 3년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호텔 등급 결정을 받아야 하는데요. 실제 고객 경험의 측면에서 호텔이 몇 성급인지는 크게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성급을 결정하는 판단 기준이 모호하고, 국제회의장의 보유 여부가 5성급 호텔의 기준이 되는 등 개인 고객에게는 별 상관없는 기준이 포함됐기 때문이죠. 오히려 등급보다는 호텔의 브랜드가 호텔을 선택하는 더 좋은 기준일 수도 있습니다.

     

     

    호텔과 돈, 돈과 호텔

     

    기본적으로 호텔 산업은 토지 매입, 건설 비용 등 대규모 투자 비용이 필요합니다. 투자 기간도 5년 이상으로 길죠. 여기에 인건비나 유지비 등 고정비 부담까지 높기 때문에 이익을 거두는 건 쉽진 않아 보이는데요.

     

    호텔은 돈을 어떻게 벌까

     

     호텔의 주요 수익원은 객실입니다. 객실이 목표한 만큼 팔리는지, 빈 객실 없이 꽉 차는지가 관건인데요. 객실 점유율이 떨어질수록 수익률도 낮아집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을 받지 못한 국내 호텔이 직격탄을 맞은 이유죠. 한편, 유명한 호텔 체인 그룹은 브랜드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수익도 쏠쏠한데요. 사업자에게 호텔 브랜드를 빌려주고 운영 노하우를 알려주는 대신 이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 위탁운영 방식입니다. 브랜드를 소유한 호텔 입장에선 부동산 매입 부담을 줄이고 적은 비용으로 지점을 늘려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죠. 우리나라 신라스테이가 이 방식으로 수익성을 높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먹는 거에 진심

     

    하지만 국내 호텔은 유독 뷔페, 식당 등 식음료 부문에 힘을 줍니다. 숙박을 하지 않아도 오직 음식만을 위해 호텔을 찾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그에 비해 식음료(F&B)를 포함한 부대시설의 수익성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인건비, 식자재비 등의 운영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죠. 매출 자체만 놓고 봐도 작년 신라호텔의 객실과 식음료 부문 매출은 각각 2,624억 원, 1,976억 원으로 객실 매출이 약 33% 높았습니다. 롯데호텔 역시 객실 수입(6,468억 원)이 식음료 수입(3,126억 원)보다 두 배가량 많았고, 파르나스호텔도 객실 수입이 1,933억 원인 반면 식음료 수입은 752억 원에 그쳤습니다.

     

    호텔과 OTA, 그 미묘한 관계

     

    부킹닷컴, 야놀자 같은 온라인 여행사(OTA)와 호텔의 관계는 일종의 애증 관계와 같습니다. OTA를 통해 객실 판매를 늘릴 수 있지만, 호텔이 OTA에 내야 하는 수수료 및 광고비를 무시할 순 없기 때문인데요. 호텔이 OTA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는 객실 요금의 20%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OTA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소비자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D2C(Direct to Customer, 소비자 직접 판매) 전략을 택하는 호텔이 많아지고 있죠. 공식 홈페이지 전용 상품을 내놓거나, 공식 홈페이지 결제 혜택을 늘리는 등의 노력도 이어집니다.

     

     

    코로나 이후 상황은 좀 어때

     

    코로나19로 객실이 텅텅 비게 되면서 호텔업계는 큰 충격에 빠졌는데요. 최근엔 다행히 회복세에 접어들었습니다. 매출을 비롯해 객실점유율(OCC)과 평균 객실 요금(ADR)에서 모처럼 만족스러운 실적 성적표를 받아들었는데요. 서울에 있는 호텔의 평균 객실 점유율은 2020년 30%대까지 떨어졌다가 작년 4월 이후 80% 수준을 유지합니다. 2020년 11만 원으로 떨어진 평균 객실 요금은 작년 18만 원까지 올랐죠. 서울의 5성급 호텔은 33만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외국인 관광 수요가 늘며 전반적인 외국인 투숙객 비율도 지난 3~4월 기준 80~90%에 달했죠.
    하지만, 호텔 업계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기록한 누적 손실이 어마어마한 데다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인력 부족 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죠. 호텔 업계는 특히 F&B, 객실 등 현장 업무를 중심으로 인력난을 호소하는데요. 코로나19 기간 주요 고객층이었던 내국인들이 외국으로 향하는 움직임도 악재입니다.

     

    이제 막 걸음마 뗀 국내 호텔

     

    과거에 비해 새로운 호텔이 많아지면서 국내 호텔 업계는 이미 포화상태가 아니냐는 말이 들립니다. 특히 최근 서울과 부산,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호텔이 우후죽순 문을 열었는데요.

     

    한국에서 호텔을 한다는 건

     

    흔히 한국 호텔의 평균 객실 요금은 30만 원을 넘기기 어렵다는 말이 있습니다. 투자 대비 수익이 나려면 객실 가격이 높아야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국내 호텔의 객실 요금은 20년 전과 거의 변화가 없는 상황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호텔 산업이 해외보다 뒤처진 이유를 여기서 찾습니다. 과거 국민 소득이 낮아 호텔 산업이 성장하기 어려웠던 구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죠. 여기엔 한국에서 호텔이 사치재로 여겨지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호텔은 일부 부자나 재벌들 방문하는 곳으로, 일반 시민들이 이용하기엔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입니다.

     

     

    한국 눈독 들이는 럭셔리 호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호캉스’ 열풍이 불고, 엔데믹 이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늘면서 한국 호텔 산업의 잠재력은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이에 럭셔리 호텔 그룹을 중심으로 국내 호텔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겁습니다. 힐튼은 작년 처음으로 한국 지역 총괄을 만들었고, 1박에 70만 원이 넘는 럭셔리 호텔 브랜드 로즈우드는 ‘로즈우드 서울’로 2027년에 국내 첫 진출한다고 밝혔습니다. 메리어트는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운영권을 인수해 내년 메리어트의 프리미엄 호텔 브랜드 ‘웨스틴’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죠.

     

    이런 호텔 본 적 있나요?

     

    호텔 업계는 급변하는 여행 및 소비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합니다. **경험 소비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호텔 업계는 다양한 참여와 체험을 접목한 서비스를 선보이는데요. 눈앞에서 요리가 완성되는 다이닝 서비스와 드라이아이스 퍼포먼스가 결합한 오감만족 다이닝 서비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객실뿐 아니라 호텔의 다양한 부대시설 및 액티비티를 즐기는 방식의 스테이테인먼트(Stay+Entertainment)가 등장하기도 했죠. 인증샷을 위한 비주얼 마케팅에 공을 들이거나 고물가에 가심비를 잡기 위한 ‘반캉스’ 상품도 출시합니다. 호텔에서 사용되는 일회용품을 최소화하는 그린스테이(Green+Stay)나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결을 극대화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노력도 돋보이죠.

     

    '경험 소비' 트렌드 주목… 호텔서 만나볼 수 있는 독특한 미식 경험

    '경험 소비' 트렌드 주목… 호텔서 만나볼 수 있는 독특한 미식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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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험 소비: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심리적 만족감에 기반한 경험에 가치를 두는 현상입니다. 누구나 가질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는 물질적인 것보다는 자신만이 누릴 수 있는 경험을 소비하려는 경향입니다.

     

     

    5성급 특급 호텔에 가면 아예 또 다른 여행지에 온 듯한 기분도 듭니다. 이제 호텔은 잠을 자고 휴식을 취하기 위한 공간만이 아니라, 먹고 놀기 위한 복합 공간의 모습까지 갖추게 됐는데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텔의 역사는 산업의 역사라는 말도 나옵니다. 즉 호텔의 발전은 곧 산업의 발전을 의미하기도 하죠.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성장해 온 호텔 산업이 앞으로 또 어떻게 변화해 갈지, 관심을 두고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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