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더욱 효과가 좋은 치료제를 만들고, 치료가 불가능할 것만 같은 질병을 치료하고자 하는 노력 덕분에 제약 시장의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합니다. 특히 아직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암을 치료하기 위한 항암제 분야에서는 지금도 치열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인데요. 몇 년 전부터 항암제 시장에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해 주목받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항체약물접합체(ADC)입니다.
항체약물접합체(ADC)란?
항체약물접합체(ADC)의 정의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는 항체와 약물을 결합해 만든 치료제로 표적 항암제의 일종입니다. 표적 항암제란 암세포만을 표적으로 타겟팅해 죽이고, 정상 세포의 손상은 최소화하는 암 치료제인데요. ADC는 암세포에 반응하는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붙인 것을 뜻합니다. 항체가 암세포를 찾아갔을 때 약물을 풀어 암을 치료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ADC는 항암 치료제에 주로 활용되지만 사실 이론적으로는 다른 질병 치료제에도 얼마든지 적용될 수 있기도 한데요. 유망 기술로서 더욱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ADC의 3요소
첫 번째는 항체입니다. ADC 항암제의 경우, 항체는 암세포의 특정 단백질을 표적으로 인식하고 결합하는데요. 목표로 하는 질병에만 반응하는 항체를 고르는 것이 ADC 개발의 첫 단계입니다.
두 번째는 약물(Payload)입니다. ADC 항암제를 예로 들면,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독성이 강한 약물이 사용됩니다. 독성이 강한 약물이 우리 몸속을 흐르게 되지만, 항체 속에 담겨 있어 정상적인 세포와 항체가 만났을 때는 약물이 밖으로 노출되지 않습니다.
세 번째 요소는 링커(Linker)입니다. 링커는 항체와 약물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안정적으로 항체와 약물을 연결해 약물이 의도하지 않은 때에 흘러나오는 것을 막아야 하며, 항체가 암세포와 만났을 때는 약물을 100% 잘 흘러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ADC의 핵심은 링커!
ADC 치료제 개발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링커입니다. 2000년대 전후로 ADC가 처음 연구됐을 때는 항체와 약물을 견고하게 연결하는 링커 기술이 부족했고, 이에 항체가 표적에 도달하기 전에 독성이 강한 약물이 흘러나와 부작용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대로 항체와 표적이 만났음에도 약물이 제대로 흘러나오지 않아 치료 효과가 약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링커는 항체와 약물, 그리고 표적의 특성을 고려해 ADC마다 다른 방식으로 설계됩니다. 이에 ADC 치료제가 치료하려는 질병의 수가 늘어날수록 더욱 다양한 링커가 필요해지는데요. ADC의 효과를 높이고, 또 사용 범위를 늘리려면 링커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ADC가 치료할 수 있는 분야는?
ADC 항암제
ADC가 가장 적극적으로 연구되는 분야는 차세대 암 치료제 개발입니다. 표적 항암제 분야를 비롯해 다양한 항암제가 이미 개발됐고, 이를 암세포까지 가장 적은 부작용으로 가져갈 수 있는 모달리티(치료법)로 ADC가 주목받죠.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ADC 치료제는 모두 항암제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특히 ADC는 방관자 효과 덕분에 효과적인 항암제로 분류됩니다. 방관자 효과란 ADC의 약물이 표적이 된 암세포를 죽이고 난 후, 죽은 암세포 밖으로 방출되면서 주변의 다른 암세포까지 같이 죽이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ADC를 사용하면 일반 항암치료에 비해 수백 배 강한 독성 약물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ADC의 방관자 효과가 더욱 두드러지는 것입니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막이라는 부분에 염증이 생기는 원인 불명의 질병입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신체의 일부 세포 등에 대해 면역체계가 이상 반응을 일으켜 발병하는 질환)으로 분류되는데요. 특정 면역세포를 표적해 해당 면역세포가 과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만드는 ADC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도 활발히 연구됩니다.
그 외 여러 질병을 치료하는 ADC
신경계 질환 치료제에서도 ADC를 사용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ADC를 통해 질병을 유발하는 특정 신경세포를 제거하거나, 뇌 질환에 관여하는 특정 단백질을 타겟하는 방식이죠. 신경계나 뇌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ADC 치료제가 개발되면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같은 질환이 치료 가능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외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만을 판별하는 방식으로 감염병에 대응하는 ADC 치료제 연구개발도 진행 중입니다.
ADC는 이론적으로 표적하는 세포나 단백질만 잘 타겟팅할 수 있고, 해당 세포를 죽이거나 치료할 치료제 약물이 있다면 부위나 종류를 막론하고 여러 질병을 치료할 새로운 치료 방법론으로 주목받습니다. 많은 기업이 ADC가 타겟할 수 있는 표적 항원을 확장하고, 다양한 약물과 항원을 결합하기 위한 링커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ADC에 뛰어든 주요 제약사
ADC의 대표주자, 엔허투
일본의 제약사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으로 개발한 ADC 항암제 ‘엔허투’는 가장 유명한 ADC 치료제로 꼽힙니다. 엔허투는 HER2 양성 고형암을 타겟으로 하는 항체(트라스투주맙)에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세포독성물질 데룩스테칸을 결합한 ADC 항암제인데요. HER2 단백질의 발현 수준이 높은 유방암은 물론 임상시험에서 방광암, 난소암, 췌장암 등에 유효하다는 것이 입증됐죠. 엔허투는 유방암을 넘어 2026년까지 총 11개의 암에 대해 치료제 승인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ADC 플랫폼 만든 리가켐바이오
한국 바이오 기업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리가켐)은 다양한 링커와 약물을 결합할 수 있는 플랫폼, 콘쥬올(ConjuALL)을 개발해 ADC 치료제 분야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습니다. 콘쥬올을 활용하면 하나의 항체에 여러 약물을 붙여 다양한 ADC 치료제를 동시에 개발해 테스트해볼 수 있죠. 또한, 콘쥬올은 약물의 독성을 낮췄다가 타겟이 되는 세포에 다다르며 다시금 높은 농도로 약물을 활성화하는 링커 기술을 갖췄습니다.
리가켐의 콘쥬올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ADC 플랫폼으로 명성을 떨칩니다. 실제로 리가켐은 콘쥬올을 기반으로 여러 글로벌 제약사와 ADC 치료제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죠. 리가켐은 콘쥬올을 이을 차세대 ADC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데요. 차세대 ADC 기술이 도입된 플랫폼이 공개되면 여전히 수요 대비 공급이 적은 ADC 플랫폼 시장에서 리가켐의 입지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피하주사 제형 ADC 개발하는 알테오젠
또 다른 국내 바이오 기업 알테오젠은 ADC 치료제를 피하주사로 투약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ADC 치료제는 정맥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으로 투여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순간적으로 많은 약물이 투여돼 부작용 가능성이 높습니다. 피하주사 방식을 접목하면 한 번에 투입되는 약물의 양을 조절할 수 있어 부작용의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환자 입장에서도 더욱 부담 없이 투여받을 수 있어 ADC 치료제의 빠른 확장에도 기여할 전망입니다.
글로벌 기업의 ADC 시장 진출
글로벌 제약사 역시 적극적으로 ADC 시장에 진출하는 추세입니다. 화이자는 ADC 전문 기업 시젠을 430억 달러(약 60조 원)에 인수했고, 일라이 릴리 역시 2023년 링커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던 프랑스의 맵링크 바이오사이언스를 사들였습니다. 항암 치료제 시장의 규모가 크고 앞으로 많은 발전 가능성이 있는 만큼 ADC 치료제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도 점점 커지는 추세입니다.
창창한 ADC 치료제의 미래
3세대 ADC로의 진화
ADC 치료제는 1세대와 2세대를 거쳐 현재 3세대까지 진화해 왔습니다. 1세대 ADC는 약물과 항체의 연결이 불안정하고, 약물의 비율을 조절하기 어려운 극초기 단계의 ADC였습니다. 2세대 ADC는 약물을 항체의 특정한 부위에 연결해 안정성을 높이고, 약물도 효율을 높여 치료 효과를 개선했죠.
3세대 ADC는 최적화된 화학 결합으로 ADC가 체내를 순환할 때 약물이 흘러나오지 않도록 링커의 안정성을 강화하고, 약물이 방출될 때 치료 효과를 내는 작용기전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3세대 ADC를 차세대 ADC라고 부르며, 현재 많은 기업이 3세대 ADC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노력하는 상황입니다.
다중표적 ADC
다중표적 ADC는 2개 이상의 표적을 타겟할 수 있는 ADC입니다. 다중표적 ADC는 2개 이상의 표적을 타겟하는 ‘이중특이적 ADC’와, 약물을 2개 이상 조합한 후 항체와 연결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 ‘듀얼 페이로드 ADC’로 나뉘는데요. 아직 상용화된 다중표적 ADC가 없을 정도로 기술적 난이도가 높지만, 강력한 치료 효과 덕분에 셀트리온 등 많은 기업이 다중표적 ADC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높은 비용은 걸림돌
ADC 치료제의 높은 가격은 걸림돌로 지적됩니다. 당장 출시된 ADC 치료제의 가격은 일반 치료제의 3배를 넘는 수준이죠. 기술적으로 어려운 만큼 ADC 치료제의 개발과 생산에 많은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인데요. ADC 치료제가 확산하려면 비용효율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맞이 행사 몇가지 (0) | 2025.02.22 |
---|---|
한밤중 선포된 비상계엄령 그게 머야? (2) | 2024.12.04 |
학원 산업 리포트, 재수 학원 파헤치기 (2) | 2024.11.25 |
로보락, 로봇 청소기의 전망 (0) | 2024.11.20 |
2025수능수험표 할인 혜택 (2) | 2024.11.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