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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는 자동차를 사는 것이 당연했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렌터카와 카셰어링이 점점 대중화되면서 소유에서 대여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데요. 1975년 도입 후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 국내 렌터카 시장은 최근 IT 기술 결합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합니다. 오늘은 빠르게 변화하는 렌터카 산업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40년 간 달려온 렌터카 산업

     

     

    렌터카 산업은 어떻게 수익을 낼까?

     

    렌터카 사업은 고객들에게 일정 기간 차량을 대여해주는 서비스입니다. 단기 이용부터 장기 계약까지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며,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 고객도 주요 이용층으로 자리 잡았죠.

    렌터카 업체는 차량 대여뿐만 아니라, 일정 기간 운행한 차량을 중고차로 매각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합니다. 크게 렌터카 업체의 수익 구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하나는 차량을 대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렌탈료, 다른 하나는 일정 기간 운행한 차량을 중고차로 매각해 얻는 추가 수익이죠. 신차를 매입한 후 3~4년이 지나면 중고차로 판매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장기 렌터카 vs 단기 렌터카

     

    현재 렌터카는 대여 기간에 따라 초단기, 단기, 장기 렌터카로 구분됩니다. 이 중 장기 렌터카(1년 이상 대여) 상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롯데렌탈의 차량 렌탈 부문에서 장기 렌탈과 단기 렌탈의 영업수익 비중은 9:1, SK렌터카 역시 8:2로 장기 렌탈의 비중이 압도적입니다.

    하지만 관광지인 제주도는 양상이 조금 다릅니다. 국내 렌터카 시장에서는 장기 렌터카 수요가 가장 많지만, 제주도에서는 여행객 중심의 단기 렌터카 수요가 활발한데요. 조사에 따르면 제주도에서의 렌터카 평균 대여일은 3일로, 단기 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렌터카 사업, 주춤한 이유는?

     

    2024년 국내 렌터카 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 증가한 124.8만 대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전체 차량 등록 대수의 5.7%에 달하는 수준인데요. 같은 기간 자동차 등록 대수는 1% 증가하는 데 그쳤고, 신차 판매량은 6%나 감소하며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상황에서도 렌터카 시장의 성장세는 비교적 안정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과거와 비교하면 성장 속도는 둔화한 모습입니다. 국내 렌터카 시장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13.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성장세가 한풀 꺾인 모습입니다.

    이는 법인 차량의 렌터카 전환이 거의 마무리된 영향이 큽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세금 절감을 목적으로 렌터카를 법인 차량으로 활용하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이제는 전환이 대부분 완료되면서 추가적인 성장 여력이 줄어든 것입니다. 높은 금리 부담도 시장 성장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렌터카 업체들은 차량을 구매할 때 은행 대출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금리 상승으로 인해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차량 대여를 주저하게 됐죠. 이와 함께 소비자도 비용 부담에 렌터카 이용을 줄이면서, 전반적인 시장 성장세가 둔화한 것입니다.

     

     

    렌터카 산업의 강자는?

     

    렌터카 시장 주요 플레이어

     

    렌터카 시장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크게 성장했습니다. 올림픽으로 인해 외국 관광객의 렌터카 수요가 늘자 너도나도 렌터카 사업에 뛰어들었는데요. 이 시기에 여러 대기업도 렌터카 사업에 진출하면서, 현재 시장 점유율 1위부터 4위까지를 모두 차지했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롯데렌탈이 2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SK렌터카(16%), 현대캐피탈(13%), 하나캐피탈(6%)이 그 뒤를 잇죠. 시장 점유율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4사는 주로 장기 렌터카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반면, 나머지 영세 업체들은 단기 렌터카 서비스에 집중하는 경향을 띱니다.

    이처럼 대기업이 렌터카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입니다. 소비자는 보통 장기 계약을 맺을 때 기업의 존속 가능성과 안정성을 중요하게 고려하는데요. 대기업이라면 최소 계약기간 동안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거라는 믿음을 주기 쉽죠. 차량 관리의 전문성 역시 대기업의 강점으로 작용하며 소비자 선호도를 높입니다.

     

    대기업이 렌터카 산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대기업이 렌터카 산업에 뛰어든 이유는 수익 모델이 안정적이고, 시장 성장성도 눈여겨볼만 하기 때문입니다. 렌터카 사업은 안정적인 수익 모델이라 평가받습니다.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법인 및 기업 고객 비중이 높아 장기 계약을 통해 꾸준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인데요. 일정 기간 사용한 렌터카를 중고차로 매각해 추가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도 있죠. 차량 운용 기간의 렌탈 수익뿐만 아니라, 차량 처분을 통한 수익까지 두 마리 토끼를 노릴 수 있는 셈입니다. 시장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가능성도 높은 편으로 여겨집니다. 물가 상승으로 인해 보험료, 세금, 수리비 등 차량 유지비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과 개인 소비자들 모두 차량을 직접 구매하기보다 렌터카를 이용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추세기 때문이죠.

    기존 사업과 연계가 가능하다는 점도 큰 매력으로 작용합니다. 현대·기아 등 자동차 제조사는 직접 렌터카 사업을 운영함으로써 자사 차량 판매량을 늘릴 수 있고, 롯데렌탈이나 KB캐피탈 같은 금융 계열사는 렌터카 대여 시 리스나 할부 등 금융상품을 결합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데요. 렌터카 사업을 통해 고객의 차량 이용 패턴과 이동 데이터 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최근엔 매력으로 작용하죠. 이를 바탕으로 보험, 금융, 자동차 판매 전략 등을 최적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렌터카 시장의 지각 변동

     

    그러나 최근, 견고했던 렌터카 시장 구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옵니다. 홍콩의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가 2024년 8월과 12월, 각각 SK렌터카와 롯데렌탈을 인수한 건데요. 이로써 국내 렌터카 시장의 1위와 2위 업체를 한 사모펀드가 보유하게 됐죠. 어피니티는 인수 후 롯데렌탈과 SK렌터카를 향후 3년간 별도로 운영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두 회사를 합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만약 합병까지 이뤄진다면, 국내 렌터카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업체가 탄생하게 됩니다.

    이번 인수는 국내 렌터카 시장의 판도를 크게 바꿀 중요한 사건입니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약 37%로, 두 회사가 동일한 사모펀드의 자본 아래 운영되면서 시장 내 과점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중소 렌터카 업체들의 입지가 더욱 위축할 수 있죠. 대기업 중심의 시장 구조가 더욱 공고해지면서, 가격 및 서비스 경쟁이 대형 업체들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입니다.

     

    시장 전망은 어때?

     

    렌터카 시장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내 차량 중 5.7%를 차지하는 렌터카 비중은 2026년까지 6.2%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며, 등록 대수 기준으로는 약 11만 대가 추가될 예정인데요. 시장 규모 또한 10.4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죠.

    한편 렌터카 산업의 대기업 중심 구조는 앞으로도 확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렌터카 업체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제품(차량)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가격과 서비스에서 차별화를 꾀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차량 확보에 리스나 대출을 활용하는 업계 특성상, 얼마나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인데요. 이 점에서 신용도가 높은 대기업은 은행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밖에 없습니다.

     

     

     

    vs 카셰어링 사업은 뭐가 달라?

     

     

    카셰어링 vs 렌터카, 뭐가 다를까?

     

    2010년대 들어 공유 경제가 활성화되고 IT기술이 발전하면서 카셰어링 사업이 등장했습니다. 카셰어링은 말 그대로 차를 공유하는 것을 의미하며,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필요한 만큼만 자동차를 빌려 사용하는 서비스인데요. 초단기 렌터카 성격의 비즈니스 모델이라 볼 수 있습니다.

     

    공유 경제:

    여러 사람이 하나의 상품, 부동산, 서비스 등을 나누어 쓰는 협력소비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를 의미합니다. 차량공유, 자전거공유, 공유오피스 등이 대표적인데요.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죠.

     

    카셰어링과 렌터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여 이용 시간입니다. 렌터카는 보통 1일 단위로 대여가 가능하지만, 카셰어링은 분 단위로 차를 빌릴 수 있어 더 유연한 이용이 가능한데요. 대여 장소 및 계약 방식도 다릅니다. 카셰어링은 가까운 주차장에서 앱을 통해 비대면으로 신속하게 차를 빌릴 수 있는 반면, 렌터카는 외곽에 위치한 차고지에서 주로 대면으로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죠.

     

     

    카셰어링 vs 렌터카

     

     

     

     

    카셰어링 시장에선 내가 1등

     

    카셰어링 서비스는 두 개의 기업이 시장을 주도합니다. 쏘카가 시장 점유율의 무려 77.8%를 차지하며 업계 1위라는 왕좌를 차지했는데요. 뒤를 잇는 것은 롯데렌탈의 자회사인 그린카입니다. 점유율 19.2%를 확보했죠. 사실상 두 회사가 시장을 독점하는 셈입니다. 대기업 4곳, 그리고 여러 영세 업체가 점유율을 나눠 갖는 렌터카 업계와는 사뭇 다른 형세입니다.

     

     

    렌터카·카셰어링, 경계가 흐려진다

     

    한편, 최근 렌터카 산업과 카셰어링 산업 사이에선 빅블러(Big Blur) 현상이 나타납니다. 기존에는 렌터카 업계가 주로 일·월 단위의 차량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카셰어링 업체는 하루 이하의 짧은 시간 단위 대여에 집중하며 명확한 구분을 유지했는데요. 하지만 근 몇 년간 렌터카 업계는 시간 단위 대여 서비스를 강화하고, 반대로 카셰어링 업계는 일·월 단위의 서비스를 확대하며 두 업종 간 경계가 점점 희미해지는 흐름이죠.

     

    빅블러:

    산업 간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입니다. 전통적인 산업 구분이 점점 무너지면서, 각 업계가 서로의 영역을 넘나드는데요. 기술 발전과 플랫폼의 성장으로 이런 변화가 더욱 빨라집니다.

     

     

    각 산업에서 1위를 차지한 롯데렌탈과 쏘카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롯데렌탈은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총 16시간 동안 차량을 대여할 수 있는 ‘출퇴근 특가’ 상품을 내놓으며 시간 단위 대여 서비스를 강화합니다. 반면, 쏘카는 ‘쏘카플랜’에 신차를 대거 투입하며 상품 경쟁력을 키우는데요. 쏘카플랜은 최소 한 달에서 최장 36개월까지 차량을 대여할 수 있는 월 단위 카셰어링 프로그램으로, 기존의 단기 대여 서비스를 넘어 장기 렌터카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했죠. 앞으로 렌터카 기업과 카셰어링 기업 사이의 치열한 경쟁도 주목해 볼 만한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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