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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우리의 지갑을 가볍게 한 블랙프라이데이(블프). 다들 만족스러운 쇼핑하셨나요? 블프를 놓쳤어도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블프가 지나면 연말 할인이 있고, 연말이 지나면 새해 할인이 있기 마련이죠.
다만, 한국에 거주하는 여러분이 해외 할인 기간을 노려 바다 건너의 물건을 사기 위해선 직구가 필수입니다. 오늘은 해외 직구의 모든 것을 알아보겠습니다.
해외 직구, 뭐가 그렇게 좋길래
내가 원하는 건 저 멀리에 있어
하나의 물건이 어디서나 같은 값일 순 없습니다. A 가게에서 1천 원인 상품이 다른 가게에서는 2천 원일 수도 있는 것처럼 말이죠. 당연히 나라별로도 가격은 다르게 책정됩니다. 이럴 땐 가장 저렴하게 판매하는 나라를 찾아서 구매하면 돈을 아낄 수 있는데요. 이렇게 해외에서 파는 물건을 온라인으로 구매해 국내에서 받아보는 것을 해외 직구라고 합니다.
이 맛에 해외 직구하지
많은 국내 소비자가 해외 직구를 애용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가격 때문입니다. 몇몇 제품은 해외 판매 가격이 국내 판매 가격보다 훨씬 낮은데요. 여기엔 생산 원가, 세금, 마케팅·유통 비용, 환율 등이 영향을 미칩니다.
- 생산 원가: 해외 일부 제품의 경우, 인건비와 원자재 비용이 우리나라에 비해 낮게 책정됩니다. 물건의 뒷면이나 아랫면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Made in OO(국가)’에 따라 생산 원가가 달라집니다.
- 세금: 물건을 구매한 후, 영수증을 보면 ‘부가세’라는 돈이 포함돼 있습니다. 해외 직구를 이용하면 일정 금액 이하의 제품엔 부가세 및 관세가 면제되거나 낮게 적용되기 때문에 세금을 줄일 수 있습니다.
- 유통 비용: 우리나라 제품에 부가세가 많이 붙는 이유는 국내 유통 단계가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생산에서 판매까지 각 단계를 거칠 때마다 각종 유통 비용이 발생하는데요. 해외 직구는 소비자가 해외 온라인 상점에서 직접 구매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유통 과정을 최소화해, 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 환율: 외화의 가치가 낮아질 때 해외 직구를 하면 조금이나마 저렴한 가격에 직구를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환율이 오르면 해외 구매자는 우리나라 상품을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국내 소비자가 해외 직구를 할 때는 더 비싼 값을 내야 합니다.
해외 직구, 최대한 싸게 할 수는 없을까?
이때를 노려라
해외 할인 기간
각국의 상점이나 플랫폼은 당연히 자국의 기념일을 따릅니다. 우리나라가 삼겹살 데이(3월 3일)에 삼겹살을 할인하는 것처럼 해외도 각종 할인 기간이 있는데요. 해외 할인 기간에 맞춰서 해외 직구를 하면 원래보다 더욱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
가장 유명한 할인 기간은 11월마다 찾아오는 블랙프라이데이입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11월 넷째 주 목요일) 다음날인 금요일부터 시작되는 블랙프라이데이 때, 상점은 1년 치 물건을 팔아 치우겠다는 의지로 할인에 들어서는데요. 주로 11월부터 12월 초까지 할인가가 적용됩니다.
사이버 먼데이
블랙프라이데이(11월 넷째 주 목요일) 직후 찾아오는 월요일은 사이버 먼데이라고 불립니다. 블랙프라이데이 때 인기를 끌었던 의류나 전자 기기 등을 할인 판매하죠.
메모리얼 데이
미국의 현충일이라고 할 수 있는 메모리얼 데이. 매년 5월 마지막 주 월요일로 정해진 이 날엔 많은 가전제품과 의류 할인을 노릴 수 있습니다.
박싱데이
미국과 유럽이 1년을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여는 쇼핑 행사입니다. 크리스마스 다음 날인 12월 26일로, 미국과 유럽의 유통 업체들이 재고 처리를 위해 대규모 할인 판매에 돌입합니다.
원화 강세 기간
환율이 낮아지면 자연스레 원화는 강세를 보입니다. 즉, 원화로 해외 상품을 구매하면 더욱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일 때 10달러의 물품을 사기 위해선 1만 4천 원이 있어야 하지만, 환율이 1,200원일 때는 1만 2천 원만 있어도 되죠.
직접 배송 vs 배송 대행 서비스 vs 구매 대행, 뭘 해야 해?
해외 직구를 할 땐 세 가지의 배송 옵션,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1️⃣ 해외 직접 배송으로, 국내 소비자가 해외 온라인 상점에서 상품을 구매한 후, 직접 받아볼 수 있는 방식인데요. 소비자와 상점 간의 소통으로 유통 과정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마존 등 결제 사이트에서 무료배송 혜택을 지원할 경우엔 가장 저렴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비싼 국제 배송비를 부담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2️⃣ 흔히 ‘배대지’(배송대행지)라고 불리는 배송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배송 대행 업체가 해외 온라인 상점에서 구매한 물품을 해외에 있는 물류 창고로 옮기고 이를 국내 소비자의 주소로 다시 배달해 주는 방식입니다. 보통 배송 대행 업체가 현지에서 물건을 받은 뒤, 이상이 없는지 검수해 주기 때문에 안전하게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다만 이용 절차가 복잡하고 수수료가 천차만별이라는 건 단점으로 작용합니다.
3️⃣ 네이버, 쿠팡, 11번가 등 국내 온라인 상점에서 해외 직구를 하는 구매 대행 방법도 있습니다. 구매 대행을 이용하면 해당 플랫폼에 입점한 해외 상품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수수료가 가장 비싸긴 하지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최근 떠오르는 방식입니다.
원화 결제 차단 안 하면 낭패
해외 상품을 원화로 결제할 땐 수수료가 붙기 마련입니다. 그 때문에 외화 결제를 추천하는데요. 이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대부분 카드사는 해외 가맹점에서 쉽게 원화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해외 원화 결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렇게 자동으로 등록돼 있는 해외 원화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면 수수료가 부과돼 결국 비싼 값으로 직구를 하게 될 수도 있죠. 해외 직구를 하기 전,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해외 원화 결제 서비스를 차단하고, 외화 결제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해외 직구로 환테크까지?
일부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환율 선택 서비스를 이용하면 환테크를 통한 해외 직구를 할 수 있습니다. 원칙적으론 상품을 결제하는 순간의 환율이 아니라 카드사에 전표가 매입되는 시기(주로 결제 3~4일 후)의 환율이 적용되지만, 환율 선택 서비스를 이용하면 결제 당일 환율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환율이 상승하는 추세라면 결제 당일 환율을, 하락하는 추세라면 전표 매입 시기 환율을 적용받도록 선택할 수 있는 거죠. 이 경우에도 원화 결제를 막아야만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결제 시 ‘현지 통화 결제’로 설정해 둬야 합니다.
해외 직구 할 때 놓치면 안 되는 다섯 가지
관세 안전선 절대 지켜
해외에서 넘어오는 제품엔 각기 다른 관세율이 부과됩니다. 그럼, 국내 소비자는 관세가 포함된 가격을 지불하고 물건을 받을 수 있는데요. 대신 면세 한도인 150달러(12월 11일, 달러/원 환율 1,433.80 기준 원화 12만 5,707원) 이하의 상품을 사면 관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미국산 제품의 경우, 한미FTA에 따라 200달러까지 면세되는데요. 다만 200달러 안에는 배송비도 포함되므로 배송 기간을 선택하는 게 중요합니다. 주로 주문 다음 날 물건이 도착하면 배송비 50달러, 3일 이내 도착하면 30달러, 일반 배송을 선택하면 20달러, 일주일 이상 소요되면 무료 배송인 경우가 많죠. 만약 물건이 190달러인데, 3일 이내 배송되는 옵션을 선택했다면 총가격이 200달러를 넘어 관세를 내야 합니다.
🔍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한국과 미국이 상품 및 서비스 무역에 대한 협상을 거쳐 맺은 협정입니다. 양국 상품에 대한 관세 장벽뿐 아니라, 서비스나 투자와 같은 비관세 장벽까지 완화했죠.
200달러가 넘는데 관세를 안 내도 된다고?
원래 해외 직구를 할 때는 합산 과세 제도가 우리를 괴롭게 했습니다. 합산 과세란, 같은 날에 우리나라로 들어온 해외 직구 상품에 대한 관세를 한 번에 매기는 제도인데요. 관세 안전선을 밑돌기 위해 다른 날에 주문을 해도, 상품이 같은 날에 들어오면 관세 안전선을 넘기 일쑤였죠.
다행히 이제 합산 과세 제도가 폐지돼 관세 안전선을 맞추는 게 용이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12월 5일에 주문한 120달러의 식품과 12월 12일에 주문한 140달러의 옷이 20일에 한 번에 들어왔다면 합산 과세로 묶여 260달러에 대한 관세를 부과해야 했지만, 이제 각각의 직구 내역을 따로 인정하기 때문에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겁니다. 다만, 구매 날짜가 달라야만 적용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합니다.
안전한 소비자를 증명하는 개인통관부호
해외 직구를 하기 위해선 개인통관부호를 필수로 입력해야 합니다. 개인통관부호는 관세청에서 부여하는 각자의 고유 번호인데요. 개인통관부호를 사용해야만 신원 확인이 가능하고, 통관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습니다.
쇼핑의 영원한 불청객, 사기꾼
누구든 사기를 안 당할 거란 보장은 없습니다. 해외 직구도 마찬가지인데요. 해외 직구가 꺼림직하다면 결제하려는 사이트의 주소를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 검색해 사기 의심 사례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불의의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해외 직구 시 신용카드 결제를 추천합니다. 카드사는 사기 피해를 당했을 때를 대비해 입증 후 결제 취소를 할 수 있는 차지백(Chargeback) 서비스를 운영하는데요. 이때 신용카드를 사용해야만 거래 내역 등으로 사기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건강기능식품, 돈만 주고 물건은 못 받을 수도 있다?
해외 직구로 많이 구매하는 상품 중 하나는 건강기능식품입니다. 하지만 국가마다 식품의 허용 범위가 다른데요. 해외에서는 가능해도, 우리나라에서 위해 식품으로 간주한다면 국내 통관 절차에서 거절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즉시 폐기되죠. 결제하기 전에 식품안전나라에서 입국 불가능한 식품을 확인해야 합니다.
유해 물품도 입국 안 돼
정부는 해외 직구 상품 중 유해성이 있는 상품의 국내 반입을 금지한 바 있습니다. 그 이후, 올해 5월 19일부터 30일까지 총 272종의 유해 물품이 반입 금지당했는데요. 가장 많은 품목은 장신구였습니다. 해외 장신구의 경우, 카드뮴이나 납이 안전 기준치를 크게 초과하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화장품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에서 사용을 금지한 성분이 화장품에 함유돼 있을 수 있으므로 상품의 원료명과 성분을 사전에 의약품안전나라에서 검색해 봐야 합니다. 만약 해외 직구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면 즉시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에서 상담해야 합니다.
해외 직구, 되팔면 처벌?
본인이 직접 구매한 해외 직구 상품이라도 상업적인 목적으로 구매했다는 것이 적발되면 관세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즉, 해외 직구 상품은 본인이 사용할 목적으로만 구매 가능한데요. 본인이 사용할 목적이라면 통관 절차도 간소화되고 면세 혜택까지 주어지지만, 직구 상품을 되팔면 밀수출입죄 및 관세포탈죄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믿음직하지 못해서 꺼렸던 해외 직구였지만 요즘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배송도 빨라졌고 가격도 저렴하니 안 할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올해 1분기 해외 직구액만 해도 1조 6천억 원을 넘었을 정도로, 해외 직구를 애용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오늘 알려드린 꿀팁과 주의 사항을 유의해 슬기로운 직구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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