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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을 따서 인터넷을 연결한다"라는 말이 현실이 됐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Starlink)는 이미 수천 개의 위성을 쏘아 올리며 지구의 모든 구석구석에 인터넷을 보급하고 있습니다. 사막, 산악 지대, 바다 위까지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꿈이 가까워졌죠. 오늘은 이 혁신적인 위성 통신 기술이 어떻게 세계를 연결하는지 그리고 우리 일상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 알아보겠습니다.
위성 통신에 대한 모든 것
위성 통신, 전 지구에 인터넷
위성 통신은 인공위성을 활용해 지구상의 여러 지점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입니다. 인공위성이 지상에서 데이터를 수신하고 다시 지구의 다양한 지역으로 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데요, 초기에는 1 대 다 통신을 통해 TV 방송에 주로 사용됐지만, 현재는 인터넷, 전화, 군사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1 대 1 통신까지 가능해졌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이동통신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셀룰러 통신망'을 기반으로 합니다. 곳곳에 존재하는 기지국과 신호를 주고받으며 통신하는 방식인데요. 비교적 좁은 지역 내에서 빠른 속도의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지만, 기지국이 없는 산간지대나 시골 지역에서는 신호가 약해지거나 연결이 끊기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위성 통신은 이런 셀룰러 통신의 한계를 극복해 전 세계 구석구석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혁신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위성 통신, 그 시작은?
위성 통신의 개념은 1945년, 영국의 과학자이자 작가인 아서 C. 클라크(Arthur C. Clarke)가 처음 제안했습니다. 그는 인공위성을 활용해 지구 전역에 통신 신호를 전달할 수 있다는 미래지향적인 아이디어를 발표했는데요. 이 개념은 약 17년 후인 1962년, 인공위성 '텔스타 1호(Telstar 1)'를 통해서 현실이 됐습니다. 텔스타 1호는 미국에서 유럽으로 TV와 전화 신호를 처음으로 전송하는 데 성공하며 위성 통신의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그러나 텔스타 1호는 낮은 궤도(LEO, Low Earth Orbit)에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에, 약 20분간의 통신 후에는 다시 신호를 받기 위해 2시간가량 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후 1964년에 발사된 '신컴 3호(Syncom 3)'는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신컴 3호는 정지궤도(GEO, Geostationary Earth Orbit)에 진입해 지구 자전 속도와 동일하게 움직이면서 특정 지역에 지속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는데요. 이 혁신적인 기술 덕분에 같은 해 개최된 도쿄 올림픽이 전 세계에 생중계될 수 있었고, 이는 위성 통신을 활용한 TV 중계 서비스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순간이 됐습니다.
위성 통신의 장단점
위성 통신의 주요 장점은 지상 통신망이 닿지 않는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외딴 오지나 해상에서도 인공위성을 통해 언제든지 통신이 가능하고, 전쟁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지상 기지국이 손상된 상황에서도 훌륭한 대안이 되죠. 위성 통신이 더욱 상용화하면 해외여행 시 로밍이 불필요해져 국제 통신 비용도 절약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그러나 위성 통신에는 몇 가지 단점도 존재합니다. 가장 큰 단점은 인공위성을 발사하고 운영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든다는 건데요. 예를 들어,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인공위성 발사에 회당 약 130억 원(약 1천만 달러)이 든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로 인해 위성 통신 서비스의 가격은 일반 지상 통신 서비스보다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데요. 또한 현재까지는 위성 통신의 속도가 지상 기반의 5G 통신에 비해 다소 느린 편이며, 통신 지연(latency) 문제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위성 통신, 인공위성 궤도가 중요
인공위성 궤도, 하나가 아니다
인공위성이 지구 주변을 회전하는 궤도는 크게 3종류로 나뉩니다.
첫 번째로
정지궤도(Geostationary Orbit, GEO)는 지구로부터 약 35,786km 떨어진 상공에 위치합니다. 이 궤도에 있는 인공위성은 지구의 자전 속도와 같은 속도로 공전하기 때문에 지구에서 볼 때 항상 같은 지점에 위치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통신, 기상, 방송용 위성 등에 주로 활용됩니다. 하지만 지구로부터 거리가 멀기 때문에 데이터 전송 시 지연시간(latency)이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
저궤도(Low Earth Orbit, LEO)는 지상 160~2,000km 사이의 고도에 위치한 궤도입니다. 이 궤도에 있는 인공위성은 지구와 거리가 가까워 데이터 전송 지연이 적고 빠른 통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구를 빠르게 공전하기에 비교적 좁은 지역만 커버할 수 있으며, 지구 전체를 커버하려면 수십 개 이상의 위성이 필요합니다. 최근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 같은 프로젝트에서 LEO 위성을 활용하여 전 세계에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궤도(Medium Earth Orbit, MEO)는 지상 2,000~35,786km 사이의 고도에 위치합니다. 이 궤도에는 주로 GPS 위성이 존재하며, MEO 위성으로 지구 전체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약 12개의 인공위성이 필요합니다. 중궤도 위성은 정지궤도 위성보다 지연이 적고 저궤도 위성보다는 넓은 지역을 커버할 수 있어, 항법 시스템에 적합합니다.
📍 GPS의 원리: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는 미국 국방부가 개발한 위성 항법 시스템으로, 단말기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최소 4개의 GPS 위성으로부터 신호를 받아 단말기까지의 거리를 계산함으로써 경도와 위도, 그리고 고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각광받는 저궤도 위성
앞서 설명한 세 가지 궤도 중에서 위성 통신 기업이 선택한 것은 저궤도 위성(Low Earth Orbit, LEO) 입니다. 통신 서비스에서는 속도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지구와 가까워 통신 지연(latency)이 적은 저궤도 위성이 가장 주목받는데요. 저궤도 위성의 단점은 하나의 위성이 커버할 수 있는 지역이 좁다는 점인데, 이 문제는 많은 수의 위성을 발사하여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지구 전체를 커버하기 위해 수만 개의 저궤도 위성을 계획적으로 배치할 수 있습니다.
6G 시대와 위성 통신
다가오는 6G 시대에는 위성 통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5G는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성을 제공하며 이미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6G는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지구상 어디에서나 통신이 가능한 세상을 목표로 하기 때문인데요. 비행 중인 여객기부터 바다 한복판의 원양어선, 아마존 밀림 속 등 지구 어디에서나 통신망에 접속할 수 있으려면 위성 통신이 필수적입니다.
위성 통신 1황, 스타링크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
스타링크는 전 세계에 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해 스페이스X가 추진 중인 프로젝트입니다. '전 세계에 초고속 인터넷을 보급하겠다'라는 스타링크의 비전은 공익적인 목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막대한 매출과 수익성을 지닌 사업인데요.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스타링크는 올해 흑자 전환이 예상되며, 스페이스X의 캐시카우(핵심 수익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스타링크, 얼마나 잘 나갈까?
현재까지 스타링크는 약 6,000대의 인공위성을 발사했습니다. 이 인공위성은 서로 통신하며 지구 전역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데요. 스타링크는 2027년까지 총 42,000개의 인공위성을 운영할 계획이며, 이는 지금까지 인류가 발사한 인공위성 수의 약 5배에 해당하는 규모입니다.
스타링크는 위성 통신망의 규모뿐만 아니라 재무적으로도 놀라운 성과를 냅니다. 글로벌 판매 실적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올해 매출은 약 66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죠. 예상 영업이익 또한 38억 달러로,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현재 스타링크의 가입자는 약 270만 명이며, 아직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은 인도 등 아시아 시장에서 사업이 본격화하면 성장세가 더 빨라질 전망입니다.
스타링크의 한국 진출
아시아 시장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있는 스타링크는 우리나라 진출도 앞뒀습니다. 스타링크코리아는 2023년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마쳤고, 이후 SK텔링크, KT SAT, LG유플러스와 서비스 협업하며 격오지나 선박, 항공기에서의 위성 통신 서비스 출시 준비에 나섰는데요. 다만, 기존 주파수와의 혼선 방지 등 기술적인 검토가 필요해 정부의 승인이 늦어지는 상황입니다.
아직은 비싼 위성 통신 가격
스타링크의 위성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안테나와 와이파이 생성기 등이 포함된 전용 키드를 약 70만 원에 구매해야 하며, 월 110~500달러(14만 원~65만 원) 수준의 구독료를 납부해야 합니다. 매달 내는 통신 요금과 비교했을 때 아직은 상당히 비싼 수준이죠. 스타링크는 최근 599달러(약 82만 원)의 소형 단말기 스타링크 미니를 출시하고, 50달러(약 7만 원)의 미니 로밍 플랜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국가 간 치열한 위성 통신 경쟁
아마존의 카이퍼 프로젝트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은 카이퍼 프로젝트(Project Kuiper)를 통해 저궤도 위성 통신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올해 4분기에 첫 저궤도 위성을 발사할 계획인데요. 이를 통해 총 3,236개의 위성을 발사해 전 세계에 광대역 인터넷을 제공하고, 스타링크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마존은 이 위성 통신망에 자사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AWS(Amazon Web Services)를 연계해, 카이퍼 프로젝트의 통신망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AWS를 이용하도록 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전략을 펼칩니다. 또한, 여러 기업에 카이퍼 프로젝트의 통신망을 관리하는 지상 기지국을 대여해 위성 통신 서비스를 사용하려는 기업을 위한 인프라도 구축할 계획입니다.
위성 통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국
중국은 국유기업 상화이위안신 위성기술공사가 주도하는 ‘천범성좌’(千帆星座)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통해 국가적으로 위성 통신망을 구축합니다. 지난 8월 6일 처음으로 18개의 저궤도 위성을 쏘아 올렸고, 2025년까지 약 650개의 위성을 발사할 계획인데요. 천범성좌 프로젝트는 미국의 스타링크와 경쟁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G60 스타링크’라는 별칭도 있습니다.
중국이 위성 통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 중 하나는 군사적 목적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인터넷망을 파괴했을 때, 스타링크가 우크라이나에 위성 단말기를 제공해 인터넷을 복구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대비해 중국은 전쟁 시에도 안정적인 인터넷망을 유지하기 위한 위성 통신망을 구축하려는 것입니다. 또한, 아직 국제적 규제가 미비한 저궤도 위성 분야에서 미국에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도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위성 통신은 지금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약 3,200억 원 규모의 ‘저궤도 위성 통신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정부는 2030년까지 6G 표준 기반의 저궤도 통신위성 2기를 발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위성 통신망 구축을 위한 핵심 기술 확보를 추진합니다. 6G 시대가 오기 전 발 빠르게 위성 통신에 투자해 산업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입니다.
한편, 현재 저궤도 위성과 관련해서는 아직 국가 간 합의가 없는 상황입니다. 먼저 발사하는 사람이 자리를 잡는 땅따먹기가 진행되는 중인데요. 너도나도 인공위성을 발사하면서 우주 쓰레기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고, 저궤도 위성 간 충돌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꼽힙니다. 위성 통신이 발전하는 속도에 맞춰 이에 맞는 합의와 규약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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